posted by D A N 2007. 3. 19. 14:57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한국 ||김인식||황정민(대식), 정찬(석원), 서린(일주) ||115 분||18세 관람가||http://www.roadmovie.co.kr
한국에 이렇게 제대로 된 퀴어 무비가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 이 영화가 한참 개봉 했을 즈음엔 내 나이도 어렸고 이래저래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넘겨버린 후 잊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티비에서 보게 되었다.
사실 소재를 제외하고서라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적 문법이 참 정직하게 지켜졌다고 해야 하나? 내가 아는 것이 부족해서 이게 맞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화면 연출이나 이야기 흐름들이 상당히 쉽게 그 의미가 파악 되었다. 각 인물들 간의 심리상태를 각자의 거리나 방향으로 표현해 낸다든가 화면 구도상에서 읽혀지는 이야기라든가... 다만 중간에 민석이었나? 대식과 석원을 차에 태워주는 그 남자... 이 캐릭터가 조금 뜬금없달까 설명이 부족하달까 그들을 서린과 만나게 해주기 위한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몰입할 수 있는 사건들이 부족했고 그가 회사에서 잘리고 자살을 선택했을 때도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물론 감독이 이런것을 유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내용 자체는 확실히 그냥 사랑 이야기이다. 동성애라는 소재 덕분에 '그냥 사랑'이야기가 전혀 '그냥'이 아니게 되긴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비쥬얼이 실감나서 현실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나리오면에서는 약간 모호한 구석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그것은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겠고...함께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려는지 분명하게 전달된다. 참 괜찮은 영화다. 흥행에 참패했다고 하는데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