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 A N 2007. 7. 25. 23:22


||미국 ||데이빗 린치||카일 맥라클란, 이사벨라 로셀리니, 데니스 호퍼||120 분 || 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894
윽.. 속이 메스껍다. 혼란스러운 영화다.
도입부와 엔딩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음악, 색에서 느껴지는 그 괴리감을 참기가 힘들었다. 간혹 영화를 보다 보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영화가 특히 그랬다. 모든게 거짓말이야! 라고 외쳐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사랑을 상징하는 로빈이라니! 또 그 새로 끝나는 영화라니! 이 평화로움이 거짓이든, 폭력과 역겨운 살인과 납치, 마약과 정상을 한참 벗어난 성관계들이 거짓이든지.. 아니 어느쪽도 거짓이 아니겠지만... 잘 모르겠다. 감독은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진실의 양면성? 공존하는 것? 주인공 제프리가 그 두 세계를 오가며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행동을 통해 그것들이 옳지 않고 치유되야 한다는건가?
아.. 정말 잘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날 힘들게 만드는 영화다. 좋아하지 않는 소재였다.. 잘 만든 영화라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암시, 확대되어 본질을 알 수 없는 물체들, 복선과 상징들. (조금 뜬금 없지만 제프리가 귀를 발견하게 만드는 과정이 초반에 나온 어떤 장면보다 가장 인상 깊었다. 이런 시나리오와 연출상의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싶다.)

감독의 성향이 어떤지는 아직 판단 할 수 없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들을 좀 더 봐야겠다. 다른 영화들도 이렇게 힘들다면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다. 그 몽롱함과 비현실적인 느낌들은 의도한 것인가? 그렇다면 거기에는 또 무슨 의도가 있는건가? 영화를 완전히 사실화하고 빠져드는 것을 방해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아니 어쩌면 단순한 메세지(사랑이라는)를 바로 옆에 놔두고 어렵게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엉뚱한 해석을 해대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4,50년대 영화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효과음과 몇가지 연출들도(대부분 후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암시나 상징들에 관련된) 이 영화를 기묘하게 만드는데 한 몫했다. 왜 이런것들이 계속 눈에 띄었을까? 내가 영화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잔뜩 쓰긴 했는데 확실한건 난 이영화를 좋아 할 수 없을 거란 사실이다. 이런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It's a strange world, isn't it?"